2026-03-16

생산가능 수량 산정 방식 두고 분쟁…“기망행위 단정 어려워”
경찰 “공모·편취 입증할 객관적 증거 부족”
거래처 관계에 있던 사람들이 공모해 거래명세표를 조작하고 창고 임대료를 허위로 청구해 거액의 거래대금을 편취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경찰 수사 결과 혐의를 벗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1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를 받은 A 씨 등 5명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자동차 부품 업체의 전직 임원이던 A 씨는 2020년부터 5년여 동안 협력업체 관계자 등과 공모해 코일 생산 수량을 부풀린 거래 명세표를 부품 업체 측에 제출하고, 창고 임대료 및 관리비용을 과다 청구해 31억여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생산 수량은 여러 품번을 혼합해 생산하는 구조여서 단일한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고, 공급받은 코일 외에 외부에서 별도로 원재료를 구매해 사용했기 때문에 단순 비교로는 과다 산정을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창고 비용 역시 임대료뿐 아니라 지게차 비용, 관리비 등 부대비용을 포함한 금액으로 관행적으로 정산돼 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제출된 자료만으로 A 씨 등의 기망행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코일 1㎏당 생산할 수 있는 부품이 정해져 있지만 1개가 아닌 여러 개의 부품이거나 부품당 단가가 매년 변경되는 점, 실제 협력업체로부터 받은 부품 수량보다 자동차 부품 업체가 판매한 제품의 수량이 더 많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피의자들을 대리한 법무법인(로펌) 대륜 김영흠 변호사는 “이 사건은 5년여에 걸쳐 수십 명의 실무자가 참여한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고소인 측 주장대로 대규모 사기 행각을 장기간 은밀히 지속했다는 것은 물류 및 회계 시스템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재료 공급량과 부품 생산량의 단순 비교만으로는 기망의 고의를 단정할 수 없으며, 특히 최종 결재권자의 승인을 거친 정산 절차와 외부 원자재 수급 상황 등을 볼 때 형사상 사기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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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일 수량·임대료 부풀리기 의혹…30억대 특가법 사기 ‘불송치’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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